최근에 원룸 계약을 했다. 처음으로 자취를 하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자취를 하는 만큼 사전에 최대한 알아보고자 했다. 원룸 계약까지 내가 조사한 과정과 깨달은 점을 알아보자.
지역 우선 순위 정하기
특정 지역으로 출근하기 위한 대중 교통 수단은 두가지이다. 지하철, 버스.
우선순위는 지하철이다. 버스는 출근 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하철은 지하 철로가 막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시간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지하철 파업 또는 기타 문제로 운행 일시 중지하는 리스크도 있지만 그래도 지하철을 우선 순위로 둔다.
출근지와 가까운 지역 세 곳을 지하철로 바로 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우선 순위를 정했다.
1순위 지역 원룸 시세 알아보기
그 다음은 1순위 지역 원룸 시세를 알아본다. 처음엔 직방, 다방,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대략적인 시세를 알아보고 매물등록한 부동산 중개사에 연락하였다. 2곳에 전화했더니 직접 만나서는 인터넷에 올린 매물은 보여주지 않고 다른 곳들을 보여주었다.발품 팔기
결국, 나는 1순위 지역에 직접 가서, 네이버 지도에 나타난 그 지역의 모든 공인 중개 사무소에 직접 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발품 팔았다. 그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러서 조건을 말하면 중개사분께서 직접 나를 데리고 직접 집에 가서 매물을 보여주었다. 대부분 사무소 주변에 있는 매물이었다.나는 매물 확인하러 갈 때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면서 다녔다. 여러가지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이 집이 주택인지가 가장 중요했다.
월세 세액 공제는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또는 기준시가 4억원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고시원이라면 가능하다. 고시원 건물을 보여줄 때도 있었는데, 부동산계산기.com 에서 계산했다. 기준시가 계산을 위해서는 토지공시지가와 연면적을 알아야 한다. 토지공시지가는 ‘일사편리 서울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서 찾고 연면적은 건축물대장에서 찾았다.
1순위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돌아다닌 결과, 내가 제시한 조건에 맞는 원룸이 2곳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을구’가 매우 깨끗했다.(근저당이 없었다.)
심심했던 공인중개사 분과의 대화
마지막으로 들렀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는 중개사분께서 심심했는지, 내가 여러가지 질문을 퍼붓자, 나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려고 하셨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다음과 같다.월세 매물을 중개하면서 손님을 데리고 이리저리 다녀도(활동량이 많아도) 수익은 전세보다 적다. 즉, 월세 매물은 박리다매와 같이 여러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반면, 전세 매물을 계약 성사시키면 수수료가 괜찮다. 중개사의 대부분의 수익은 전세에서 나온다. 그런데 사실 이런 수익 구조는 중개사 사무소에서 어떤 매물들을 주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가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여러 명의 젊은이들이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월세 위주로 중개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씀하셨다.
어쨌든, 마지막 2곳 중에서 보다 괜찮은 곳 하나를 골라서 계약했다.
원룸 계약 후 깨달은 점
한바탕 휘젓고 다니며 계약을 하고 나니 몇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1. 원하는 지역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오래되어 보이고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계신다면 좋은 매물을 취급하고 있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상가 건물을 오랜 세월 보다 보면 식당과 그 밖의 여러 점포들은 바뀌지만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잘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몇 년 전에 인터넷에서 접했다. 그 인터넷 자료는 다음과 같았다.
공인중개사분 인터뷰 사진이었는데, 요즘 사업 힘들다고 말했던 중개사 분께서 몇 년 후에도 요즘 사업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인터뷰 사진이었다.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공인중개사는 좋은 매물을 가진 임대인 분과 관계가 좋으면 롱런할 수밖에 없다. 퀄리티 좋고 확실한 매물들만 중개하는 중개인은 굳이 매물을 홍보할 필요도 없으며 오히려 홍보하면 안 좋은 경우가 있다. 다른 중개사가 그 매물을 중개하기 위해 계속 전화하여 임대인 정보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한, 좋은 매물을 위주로 중개하는 곳은 사무소 인테리어나 외관에 크게 투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내가 좋은 매물을 찾았던 사무소 모두 후지게 생겼고 나이 많은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계셨다.
2. 국토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홈페이지를 사용해서 앞으로 생길 매물을 예측하고 가자.
앞의 글에서 좋은 매물은 발품을 팔아야 찾기 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했다. 그럼 좋은 매물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있을까? 답은 Yes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페이지에서 계약 날짜 및 기간, 보증금 및 월세를 조회할 수 있다.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건물 별로 클릭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2년 4월~24년 3월까지의 임차 계약 성사 건이 나와 있으면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하지 않을 경우 이 방이 매물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원하는 지역의 실거래가 조회를 하여 계약 만료날짜 2달 이내 전인 곳이 있다면, 그 건물 주위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을 방문하여 이 매물이 나왔는지 확인하거나, 나의 전화번호를 주어 매물이 나온다면 연락해달라고 말하고 오면 된다.
3. 원룸 이사 전까지 시간이 넉넉하다면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을 활용해라.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은 대출금리가 1.8%~2.7%이다. 백수라면 1.8%이다. 대출금리 1.8%를 기준으로, 괜찮은 원룸 두 곳의 반전세와 일반 월세 2년의 비용 비교를 해봤을 때 월세가 2년간 통틀어서 약 100만원 더 비쌌다. 월세가 드라마틱하게 비쌀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보자.
1. 반전세일 경우 보증금 1억 6천만원, 월 납부액 30만원.
2. 월세로 할 경우 보증금 2000만원, 월 납부액 55만원.
3. 대출금리 1.8%, 예적금 금리 3.5%
4. 월세 보증금은 대출없이, 반전세 보증금은 대출하기.(월세는 왜 대출 안하는지 나중에 설명하겠다.)
5. 반전세 대출은 80%까지 가능, 즉 보증금 1억 6천만원의 80%=1억2천800만원
6. 반전세 대출 금액 제외 후 필요 보증금 = 3천 200만원 이므로 일반 월세 보증금과 1천200만원 차이가 난다. 이 1천200만원을 3.5% 금리 예적금 했을 경우 2년간 42만원을 벌 수 있었다. 따라서 반전세의 경우 기회비용 42만원이 추가된다.
위의 조건을 토대로 엑셀로 계산해보면 2년동안 월세가 총 972000원 비싸다.
월세가 한달에 4만500원 비싼 꼴이다. 하지만, 1천 200만원을 운용하여 워렌 버핏처럼 연 수익 50퍼센트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반전세가 손해다. 연 수익 11.6%만 낼 수 있어도 위의 경우엔 반전세와 월세가 동일해진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연 수익률을 조정하면서 계산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 그냥 3.5%로 고정시켰다.
위 비교에서 월세 보증금은 왜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받지 않는지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월세 보증금도 1천600만원 (80%)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받고 수중에 1천600만원이 있다면 3.5%짜리 예적금하는 게 이득이다.
일단, 나에게는 중도 계약 해지 리스크가 있다. 대출해놓고 원룸 중도 계약 해지하고 나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때,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은 상환 수수료가 없다. 안 그래도 청년 버팀목 전세 대출해주는 은행 찾기 힘든데, 계약 해지 후 중도 상환해버리면 나중에 다시 대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 제대로 알아볼 정도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마무리
찰리 멍거가 신뢰로 가득한 사업은 천국 같을 거라고 말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있다. 아마 이와 비슷한 말을 했을 것이다.신뢰는 에너지와 비용을 없애 준다. 부동산 중개인이 믿음직한 사람이고 좋은 매물만 추천하는 사람임을 확신할 수 있다면 힘들게 추가 면밀 조사에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물론, 기본적인 조사는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며, 차라리 그냥 이런 사람과 계약을 하지 않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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