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카너먼과 투자 스타일의 결정
예전에 유튜브에서 대니얼 카너먼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냥 기억나는대로 적어보겠다.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다. "인간의 이성은 감정의 노예다." 인간의 감정은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이고 이를 위해 이성이 작동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명상하며 차분히 생각해 보면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사람들은 다 다르게 태어난다. 각자 어떤 현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며 떠오르는 감정이 다르다. 이 감정을 위해 이성이 작동된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의 경우 사람들마다 투자 스타일이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가치 투자 스타일을 지향하고, 어떤 사람은 차트 투자를 지향한다. 그들이 이성적으로 선택한 스타일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먼저 끌리고 나서 그 스타일 내에서 이성이 작동된다.투자 스타일은 타고난다
예전에 가치 투자 책들 중에서 캐나다의 워렌 버핏, 피터 컨딜의 '안전 마진'이라는 책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피터 컨딜은 가치 투자라는 개념을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결국에는 투자 스타일도 타고 나는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책에서도 어떤 사람에게 가치 투자라는 개념을 가르치면 바로 배우지만 어떤 사람은 평생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던 것 같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이성이 그에 따라 다르게 작동되는 것이다.
지금 글 쓰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금액이 적을 때에는 단타 매매가 수익을 빨리 증가시키기 때문에 차트 공부하면서 투자하다가 금액이 어느 정도 커지면 가치 투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평소에 한다. 차트 매매 감각과 가치 투자 감각을 동시에 지녔으면 하지만 개인적으로 차트 매매를 이해할 수가 없다. 추세 매매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동 평균선 정배열 후 추세를 따라가다가 여차하면 바로 빼면 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 추세이고 정배열이 된 근거가 부실하면 언제든지 주가가 확 빠질 수도 있다. 즉, 차트와 뉴스를 계속 눈여겨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이렇게 하기 싫다. 그리고 차트 유형을 암기하며 차트의 미래를 예측하는 건 더더욱 이해가 안 간다. 물론 이런 차트 매매로 굉장히 성공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감각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런 감각을 타고 났으면 나는 처음부터 가치 투자가 아니라 차트에 끌렸어야 하고 이미 적은 규모의 돈을 운용하는 단계를 탈피했어야 한다.
피터 컨딜이 가치 투자 개념을 공부하지 않고도 이런 투자 스타일을 지향했듯이, 차트 매매에 타고난 사람들은 차트를 공부하지 않고서도 기본적인 감각으로 투자 수익을 꾸준히 낸 사람들이 차트 투자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투자 세계에서 나의 감을 따라야 한다.
솔직히 나는 투자에 재능이 그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자 리루, 워렌 버핏, 찰리 멍거의 젊은 시절 투자를 보면 이미 엄청난 기회를 찾아 큰 수익을 냈다. 나는 그렇지 못하다. 바보 같이 찰리 멍거 알리 바바 투자를 보고 따라하다가 큰 손실을 냈다. 아무것도 모른 시절에 무작정 대가를 따라해서 망했다. 사실 그 때 따라서 매수할 때에도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무작정 따라했다. 내 감보다 타인의 감을 믿어버린 잘못의 결과이다. 이후 깨달은 것은 아무리 투자 대가들이 특정 종목을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는 일부일 뿐이며, 대가들의 투자가 생각보다 많이 틀리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투자 대가들도 자신 포트폴리오 비율의 3분의 1을 넘기지 않는 종목이 많은데, 그 종목들 중 하나를 매우 높은 비중으로 개인이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면 그것은 오만함이다. 그들보다 그 종목에 대해 많이 알고 그들 보다 뛰어난 통찰력이 있어야만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고수들보다 해외 주식을 내가 어떻게 더 많이 알고 이해하고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뒤늦게나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